예정산행

남해도 설흘산 섬산행

우디(딸기홀릭) 2009. 4. 20. 17:44

 

섬산행 / 남해도 설흘산

                                                            

 

 

 
2km 넘는 성곽 암릉에서 망망대해 조망
 
산악의 면적 분포가 매우 높은 축에 드는 남해도는 금산만 없었다면 전국적 명성을 누렸을 산들을 여럿 가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산이 호구산(虎丘山)과 설흘산(雪屹山)이다. 어느 산이 더 좋은 산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바다 조망이 광대하기로는 설흘산이 외려 금산을 앞선다.

단순히 설흘산이라고들 말하지만, 실제로는 설흘산(481m)과 그 서쪽 옆으로 능선이 이어지는 응봉산(472m)까지를 포함한 산행로를 말하는 것이다. 조망과 산행하는 맛까지 두루 따져 말하면 응봉산이 월등 뛰어나다. 성곽같이 길고 조망 좋은 암릉은 거의가 응봉산쪽에 있기 때문이다.

설흘산~응봉산 능선에서 산행은 그간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가장 인기 높은 것은 다랭이 마을로 유명한 남쪽 가천 마을에서 설흘산 정상의 봉수대나 그 남쪽 바로 앞의 조망바위까지 올랐다가 되내려오는 방식이다. 얼마간 땀 흘리며 운동하는 즐거움과 더불어 높은 산정에서의 바다 조망을 즐기려는 단체 산행객들이 거의 이 봉수대 왕복 코스를 택한다.

가천에서 안부로 오른 다음 봉수대가 아니라 그 반대쪽인 서쪽으로 응봉산 능선을 타는 사람들이 그 다음으로 많다. 성곽 같은 암릉을 가며 시원스레 바다를 바라보는 멋에 반한 사람들이다.

중촌 마을에서 서쪽 선구리로 설흘산~응봉산 능선 북쪽을 가로질러 넘어가는 언덕배기 도로로 접어든다. 삼거리 언덕배기 왼쪽(남쪽) 축대 위에는 회색 지붕을 한 양옥집이 서 있다. 이 양옥집 뒷길로 50m쯤 가면 정면으로 산기슭에 농가가 한 채 서 있다. 이 농가 오른쪽 옆 약 30m 지점 숲속에 표지리본과 더불어 설흘산 오름길목이 보인다. 이 길은 망산(406.9m) 정상으로 하여 설흘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망산 정상은 평평한 암부이고 나무 그늘도 있어 한참 쉬어갈 만하다. 정상 옆 나무줄기에는 ‘설흘산 봉수대까지 300m’란 팻말이 매어져 있다. 봉수대가 점점 가까워졌고, 삼각점이 설치된 봉을 지나 안부로 내려가자 삼거리다. 직진은 정상, 오른쪽은 가천임을 알려주는 팻말이 섰다.

막돌로 높직하게 돌탑을 쌓아올린 봉수대는 그늘도 없고 조망도 신통치 않아 오래 머물 곳이 못된다. 여기서 남쪽 200여m 저편에 평평한 암부가 바라뵈는데 거기가 수백 길로 깎아지른 절벽 위의 조망처다. 여기서 보는 남해바다 풍광이 압권이라 너도나도 거기로 몰려가 있다.

조망대 구경 후 봉수대에 이어 삼거리로 되내려와 설흘산 정상 북쪽을 돌아 내려가면 가천 마을 하산길이 갈라지는 설흘산~응봉산 간 안부의 삼거리. ‘←가천 700m, 봉수대 500m↓, 주차장(매봉산) 1.8km↑’로 적힌 팻말이 서 있다. 예서 뒤돌아보니 아까의 봉수대 남쪽 조망바위 남면의 높이가 엄청나다.

이 삼거리에서 평탄한 길을 따라 10분쯤 빠른 걸음으로 걷자 또다시 삼거리다. 누가 일부러 가꾸기라도 한 듯한 잔디밭이 곱게 깔린 여기서 왼쪽(남쪽)으로는 가천 마을로 이어진 임도가 와닿아 있다. 이 비포장에 차가 올라오기는 매우 위험할 것 같은 임도를 따라 300m쯤 내려가면 콘크리트 포장도로의 끝지점으로, 여기엔 샘터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대다수 등산객들은 이 길이 아니라 아까의 삼거리에서 곧바로 가천 마을로 이어진 등산로를 주로 이용한다.

평탄하고 숲그늘이 진 것도, 조망이 좋은 것도 아닌 지루한 길이 육조문 삼거리까지 계속된다. 응봉산 남동릉 상에 솟은 6개 암봉을 이르는 말로, 이 삼거리에서 팻말이 가리키는 대로 왼쪽으로 가로질러 나아가면 이 암릉으로 붙는다. 아니면 응봉산 정상까지 갔다가 이 암릉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육조문 삼거리 이후로 길은 갑작스레 가팔라지며 바위지대가 나타나기 시작, 5분 뒤 조망바위를 지나 곧 응봉산 정상에 다다른다. 돌탑이 쌓인 정상에서 남동쪽 육조문 능선으로도 리본이 매어져 있다. 육조문 능선도 응봉산 서릉 못지않은 멋진 암릉이다. 

응봉산 정상 이후 비로소 암릉길이 시작된다. 양쪽 모두 사면이 바라뵈지 않는 급경사 절벽을 이루고 있어, 특히 왼쪽 망망대해 조망이 기막히다. 짧게 오르내리는 암봉이 연이어져, 저 앞 봉에 간 사람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드러낸 실루엣이 멋지게 드러나곤 한다. 이러한 암릉이 응봉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1.5km쯤 연이어진다. 이 암릉은 북쪽 임포리 운암 마을에서 보면 구름 같다고 하여 운암(雲岩)이라 부른다.

500m쯤 가면 오르내림은 끝나고 긴 성곽 같은 암릉으로 변한다. 중간에 로프가 매어진 높이 5m쯤 되는 급경사 구간도 나온다. 여기서 노약자는 주의해야 한다. 암릉은 곧게 외가닥으로 뻗지만 간혹 옆으로 가지를 뻗기도 한다. 평탄하게 이어지다가 중간에 큼직한 바윗덩이들이 놓인 곳도 지난다. 숲속으로 들어 30분 이상 길게 걸어 내려가면 이윽고 선구 마을 둔덕 위 정자나무에 다다른다.

#교통
설흘산에 가려면 무작정 남해읍으로 가야 한다. 남해대교와 창선삼천포대교를 통해 남해로 들어선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남해읍에서 매시간 사촌 마을과 가천 마을을 돌아오는 군내버스가 있어서 편리하다. 가천 마을에서 남해읍으로 들어가는 버스도 매시간 정시에 있다.

서울→남해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1일 8회(08:30~19:00) 운행. 4시간40분 소요. 요금 22,000원.

순천→남해  시외버스공용정류장에서 광양 경유 1일 8회(07:50~20:00) 운행. 1시간20분 소요, 요금 4,700원.

진주→남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40~20:00) 운행.1시간30분 소요, 요금 4,500원.

마산→남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12회(07:00~19:30) 운행. 1시간50분 소요, 요금 7,400원.

부산→남해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35분 간격(06:20~19:00) 운행. 2시간30분 소요, 요금 10,100원.

승용차나 관광버스를 이용할 경우 남해읍에서 19번 국도로 상주쪽으로 가다 신전(이동면 신전리)에서 남면 방면으로 앵강만을 끼고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가천 마을이 나오고, 이어 사촌 마을에도 이른다. 바다를 끼고 가는 해안도로 경치가 참으로 좋다.

#숙박
설흘산 민박촌 남면 홍현리 소재. 시설과 조망 등 여러 점으로 보아 남해에서 가장 뛰어난 숙박업소로 꼽고 싶은 곳이다. 주인 원복자씨는 등산을 왔다가 이 자리에 서 보고 반하여 아예 눌러 살게 된 사람이다. 각 동마다 바닥까지 대형 유리창을 내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뵌다. 내부에 화장실, 싱크대, 취사구, 에어컨 등을 모두 갖추었다. 각 동 앞에는 바다를 보며 쉴 수 있게 베란다를 꾸몄다. ‘일출이 보이는 곳’, ‘일몰이 보이는 곳’이 모두 있다. 6평형 주중 40,000원, 주말 50,000원, 피서철(7월25일~8월28일) 70,000원, 8평형 60,000, 70,000, 10만 원, 13평형 80,000, 10만, 15만 원, 16평형 13만, 15만, 20만 원. 전화 863-0848. 부속 식당에서는 된장찌개, 재첩국, 백합죽 등을 한다. 전화 863-0355.

가천 테마콘도식 민박  남면 홍현리 가천 다랭이마을 바로 위, 설흘산 가천 코스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 자리 잡은 집이다. 뜰 앞 평상에서의 바다 조망이 특히 기막히게 좋다.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고 주인 내외가 순박하기 이를 데 없다. 6평형 주중 40,000원, 주말 50,000원, 7월15일 이후 성수기 80,000원, 10평형 80,000, 10만, 15만원. 전화 055-864-6626.

홍현리 향토휴양촌 앵강만의 일출이 뵈는 해변가 둔덕 비탈에 17동의 황토벽집을 세웠다. 가파른 비탈면에 층을 이루어 각 동마다 독립성이 높다. 각 동마다 바로 옆에 식탁을 마련해두어 호수 같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앵강만 바닷물을 바라보며 지낼 수 있다. 아침 일출 풍경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8·13·15·20평형이 있으며, 성수기엔 8만~15만 원, 비수기엔 4만~13만 원 받는다. 전화 019-524-6242.

이 일대엔 그외 해돋이민박(862-6877), 홍현 방갈로민박(055-862-7869) 등 괜찮은 시설의 펜션형 민박집이 두엇 더 있다.
월간산 / 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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