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산행 / 거문도 불탄봉
수월산과 등대쪽 전망.
해안절벽과 기암에 동백꽃과 수선화까지 더해져
▲ 불탄봉 능선 곳곳이 동백 군락을 이루고 있다. |
가벼운 탐승은 유림 해수욕장~능선 갈림목~신선바위~갈림목~전수월봉(보로봉)~목넘어 코스(2시간 소요)가 적당하지만, 산행과 탐승을 겸하려면 덕촌 마을회관에서 KBS 송신탑~불탄봉~억새밭~신선대 갈림목~전수월봉~목넘어 코스(4시간 소요)가 어울린다. 여기다 1시간쯤 더하면 거문도등대 탐방까지 즐길 수 있다.
산행은 불탄봉에서 보로봉 방향으로 진행한다. 거문도 여객선터미널에서 삼호교를 건너선 다음 오른쪽 길을 따라 500m쯤 가면 덕촌리 마을회관이 나타난다. 여기서 회관 옆 골목길로 들어서다 갈림목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경사진 바위지대를 지나 중계탑 아래에 다가선다.
중계탑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방향을 튼 다음 아름드리 동백나무들이 빼곡한 숲길을 10여 분 오르면 능선 위에 올라서며, 그 후 길이 좋아진다. 임도를 지나 곧고 길게 자란 동백나무숲을 빠져나가면 불탄봉 정상 바로 아래 초원지대. 무덤처럼 보이는 벙커는 일제 때 만든 것이다. 왼쪽 바로 위의 불탄봉 정상에서는 여객선터미널이 위치한 고도 안쪽의 포구 일대와 안노루섬뿐 아니라 멀리 푸른 바다에 범선처럼 떠 있는 백도까지 바라보인다.
▲ 불탄봉 남릉상의 억새밭. |
억새밭을 지나면 다시 하늘을 가린 동백숲이 나타나고, 숲을 빠져나가면 오른쪽으로 암회색의 해안절벽과 부딪히는 흰 파도, 조각배 등이 선명한 그림처럼 눈에 들어온다.
아찔한 느낌이 들만큼 고도감이 느껴지는 2m 높이의 촛대바위를 지난 이후 절경이 속출한다. 능선은 안부로 뚝 떨어졌다가 급경사로 솟구쳐 올라 육지의 고봉준령을 연상케 하고, 머리 형상의 암부에서 왼쪽 저편으로 이어지는 수평의 능선은 장쾌함까지 느끼게 한다. 이 능선을 일러 기와집몰랑이라 한다. 몰랑이란 산마루란 뜻의 전라도 방언. 곧 기와집 형상의 산마루라는 뜻이다. 섬 바깥 바다에서 보면 영락없이 장대한 기와지붕 형상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어진 이름이다.
널찍하고 평평한 바윗돌들로 보도블록 깔듯 잘 다듬어둔 길은 곧 급경사 돌계단으로 하여 안부로 떨어진다. 염소막으로 쓰인다는 지붕 없는 장방형 돌담집이 있는 안부에는 ‘신선바위 0.3km, 불탄봉 1.4km, 유림 해수욕장 0.34km’ 쓰인 안내판이 서 있다. 유림 해수욕장 길은 탐승객들이 신선바위로 오르는 지름길이다.
▲ 기와집몰랑에서 보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남면이 해안 절벽을 이루고 있다. |
신선바위는 서도의 해안 절경이 가장 멋지게 펼쳐지는 풍광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대다. 특히 거문도 등대쪽으로 들쭉날쭉 내키는 대로 선을 그으며 이어진 해안가 풍광이 일품이다. 정상부는 넓고 평평한 암부라서 20명쯤은 너끈히 앉아 쉴 수 있다. 서도의 남쪽 해안이므로 일출과 일몰 둘 다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선바위에서 되내려와 능선을 타고 주욱 동진하면 보로봉 정상. 이곳은 서도와 고도 사이의 만과 어촌 풍경이 평화로이 떠오르는 곳이다. 보로봉에서 보로봉과 수월산 사이의 갯바위지대인 목넘어로 내려가기까지 동백숲이 트이는 지점마다 서로 다른 해안절벽 풍치를 펼쳐보인다.
울창한 동백숲 사이의 잘 정비된 길을 다 내려가면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만난다. 거문도등대 1.3km, 유림 해수욕장 1.4km임을 알리는 팻말이 선 이곳에서 찻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목넘어 갯바위지대가 펼쳐지고, 갯바위지대를 지나면 거문대등대로 올라선다.
여수→거문도 1일 1회(08:00) 출항(거문도에서는 12:00 귀항). 2시간 소요, 요금 왕복 55,900원. 여수항 여객선터미널 061-665-7070.
녹동→거문도 3월1일부터 1일 2회(08:00, 14:00) 운항(귀항 10:00, 16:00). 1시간 소요, 왕복 38,000원. 청해진해운 녹동지점 061-844-2700.
거문도~백도 관광 약 28km 거리로, 1시간30분~2시간30분 소요. 요금 22,000원. 문의 거문도관광 080-665-4477.
거문도 콜택시 고도~목너머 6,000원. 061-665-1681, 017-608-1681.
거문도 내 식당에서는 모듬회(4인 기준 40,000원), 산우럭탕(4인 기준 30,000원), 갈치조림(1인분 10,000원) 등의 메뉴를 취급한다. 여름철에는 은갈치 회가 별미. 섬마을식당(민박) 666-8111, 충청도횟집 665-1986.
월간산/ 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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