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이야기

[스크랩] 등산화에 대한 상식들

우디(딸기홀릭) 2009. 12. 15. 11:19

① 등산화의 바닥

 

저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산을 오르지만 본격적으로 산행을 하려다 보면

등산장비부터 산행방법까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마구잡이 산행에서 진일보하기 위해 첫 산행 때부터 가져온 각종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보자.

 

본격적인 등산의 시작은 뭐니뭐니해도 등산화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등산화를 제대로 고른다는 것은 예상과 달리 쉽지 않은 작업이다.

아무 등산용품점이나 가서 덥석 사면 될 것 같지만

막상 가 보면 수많은 종류의 등산화에 압도돼 선택에 애를 먹게 된다.

 

등산화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역시 잘 미끄러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하산길에서 아차 하는 순간 미끄러져 발목을 다치거나 심할 경우 목숨이 위태로운 사고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끄럼 방지는 등산화의 가장 일차적인 기능이다.

이 미끄럼 방지 기능은 등산화의 바닥, 아웃솔에 달려 있다.

 

등산업체마다 온갖 명칭을 단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 아웃솔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부틸이라는 성분의 함량이다. 동전을 거꾸로 붙여도 들러붙어 있을 정도로

점성이 좋은 이 성분의 함량이 등산화의 접지력을 좌우한다.

하지만 부틸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아웃솔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부틸이 많이 들어 있을수록 내구성이 약해 그만큼 쉽게 마모되기 때문이다.

접지력을 높인다고 부틸을 많이 넣어 몇 번 신지도 못할 등산화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등산업체들은 이 부틸의 황금비율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부산지역 등산화 전문업체인 트렉스타의 '하이퍼그립'이나 캠프라인의 '릿지엣지' 등은

바위산이 많은 한국 지형에 맞춰 이 부틸의 가장 적절한 함량을 찾아낸 아웃솔들이다.

 

- 부산일보 이상윤 기자 -

 

 

② 비브람? 비브람!

 

산에 가면 등산화 바닥을 들어 보이며 서로 비교하는 모습들을 더러 보게 된다.

새까만 등산화 바닥에서 노란색 팔각형 모양이라도 발견하게 되면

한쪽에서는 "와" 하는 탄성을 지르기도 한다. 이 노란색 팔각형 모양이 바로 등산 재킷으로

치면 '고어텍스' 정도에 해당하는 '비브람'창을 상징한다.

 

먼 거리에서도 눈에 잘 띄도록 고안된 이 비브람 문양은 최근 들어 등산화 앞과 옆을 가릴 것

없이 날렵한 모양의 글씨로도 등장, 등산화 자체가 홍보까지 겸하게 한다.

전 세계 산악인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이 비브람창은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아웃솔의 대명사.

평범해 보이는 등산화도 비브람창을 달았다는 문구 하나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국내 등산 전문가들은 이 비브람창에 대해 그다지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비브람창이 부틸 함유 아웃솔과는 달리 접지력보다는 내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틸 함유 아웃솔과 비브람창을 놓고 손톱으로 살짝

긁어보면 부틸 함유 아웃솔이 부드러운 데 비해 비브람창은 상당히 딱딱한 느낌을 준다.

 

등산용품 전문업체인 오케이아웃도어 강주익 부산점장은 "지리산 종주나 육산

(흙으로 덮인 산) 위주의 장거리 트레킹에는 적당할지 몰라도 골산(바위나 돌이 많은 산)

산행에는 비브람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비브람의 명성을 등에 업고 높은 가격에 팔리는 등산화가 무조건 좋은 것으로 보고

'묻지마' 구매를 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은 듯하다.

 

적어도 비브람창 등산화를 산다면 급격한 온도변화에도 고무의 탄성을 유지하는 비브람의

특징을 먼저 염두에 두고 내구성을 우선으로 등산화를 장만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 부산일보 이상윤 기자 -

  

 

제때 교체하라

 

등산화를 산 지가 좀 됐다면 자동차 타이어를 살피듯 밑창을 가끔 살펴야 한다.

일반 운동화에 비해 내구성이 높기는 하지만 험한 산길을 주로 다니다 보니

아무래도 마모 정도가 심할 수밖에 없다.

주말마다 산행을 1회 이상씩 하는 산꾼들이라면 1년 정도 지나면 반드시 밑창을 살펴보고

6개월가량 더 신은 뒤 등산화 교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내구성이 강한 비브람창일 경우에는 3년 가까이 신을 수도 있고 부틸이 많이 함유된

밑창이라면 1년 만에 닳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판단하긴 곤란하다.

일단 하산길에 이전보다 등산화가 미끄럽다는 느낌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교체 여부를 고려하자.

 

고급 등산화는 갑피 상태가 괜찮을 경우 밑창만 2~3회 갈아 신는 산꾼들도 있다.

오랫동안 신어 발에 착 감기는 등산화를 무턱대고 바꾸기 어렵거니와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한다면 꽤 괜찮은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방법을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곳에서 밑창갈이를 해야 한다.

고어텍스 등산화의 경우 밑창을 갈면서 고어텍스 부티크(버선모양의 내피)가 찢어지면

고어텍스 기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으므로 책임질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등산화 밑창갈이 서비스를 해 오고 있는 부산지역 등산용품 제조사

트렉스타의 윤인호 마케팅 팀장은 "외제 등산화의 경우 밑창갈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등산화를 구입할 때는 밑창갈이 서비스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부산일보 이상윤 기자 - 

 

 

등산회의 피부

 

"등산화를 산 지 2년이 지났는데 고어텍스가 다 닳아서 엉망이 됐어요."

한 달에 두 번가량 가까운 근교산을 찾는 직장인 이원준(40·부산 수영구 광안동)씨는

최근 아웃솔(밑창)을 교체한 낡은 등산화를 보며 자주 푸념을 한다.

 

살 때는 비와 바람은 막아주고 땀은 배출한다는 고기능성 고어텍스가 좋았는데

몇 년 지나고 보니 등산화 갑피가 닳아 발에 땀도 많이 차는 것 같다는 푸념이다.

이씨의 이 푸념은 제2의 피부라고까지 불리며 등산용품 소재로서는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고어텍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등산용품에 사용되는 고어텍스는 갑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갑피 안쪽에 부착된 고기능성 필름을 의미한다.

등산화의 경우 발과 직접 맞닿는 쪽이 고어텍스이며 갑피는 등산화의 종류에 따라

가죽이나 메시 등 숨을 쉴 수 있는 소재가 덧붙여져 만들어진다.

 

방수는 일차적으로 발수성(물을 튕겨내는 성질)을 띠는 갑피가 물을 막는 기능을 담당한다.

갑피의 발수성은 고어텍스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투습성(땀을 배출해 내는 성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갑피가 물에 젖어 수막이 형성돼 버리면 등산화 안쪽에서

고어텍스를 통과한 땀이 밖으로 나갈 길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씨가 닳았다고 푸념하는 것은 갑피일 뿐이며 고어텍스의 기능은 등산화 안쪽에

상처가 나지 않았다면 아직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씨는 발에 땀이 찬다면 갑피의 발수성이 떨어졌는지를 살펴

등산화 갑피에 발수제를 바르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옳다.

 

- 부산일보 이상윤 기자 - 

출처 : 석교 블로그
글쓴이 : 석교 서재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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